[글마당] 진통제
대지의 끝에 매달린 초록이 힘겹다 그 가벼움의 뼈마디에서도 세포가 분열하고 여름내 달궈진 울음 사이로 진통이 시작된다 자고 나면 수북이 쌓이는 말들 아무것도 되어주지 못하는 일들이 내게 올 것이다 이 계절은 금지된 표지판 앞에서 가장 쉬운 일 하나 던져놓고 늘 제 몸처럼 나를 쓰다 버린다 인적 없는 곳으로 자주 나를 불러내는 바람 그 길에서 떠나가고 있는 것들을 만난다 들꽃 같은 짐을 지고 윤자영 / 시인·뉴저지글마당 진통제 울음 사이